명성황후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한국 뮤지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1995년 초연된 대형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를 넘어서, 한국 뮤지컬의 가능성을 세상에 알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죠.

‘명성황후’는 어떤 이야기일까요?
뮤지컬 ‘명성황후’는 조선 제26대 왕 고종의 왕비였던 명성황후 민씨의 삶과 죽음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작품은 특히 1895년 일본 낭인들에 의해 명성황후가 시해된 을미사변을 역사적 배경으로 삼고, 혼란했던 시대 속에서 나라를 지키려 했던 한 여성의 비극적이고도 강인한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명성황후는 외세의 압력 속에서도 조선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정치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입니다. 이 작품은 그런 그녀의 지도자로서의 면모, 여성으로서의 고뇌, 그리고 한 민족의 상징으로서의 모습을 복합적으로 그려냅니다.
스케일과 감동을 동시에 – 왜 ‘명성황후’였을까?
‘명성황후’는 당시 한국 뮤지컬계로서는 드물게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세트, 그리고 화려한 무대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연출은 윤호진, 대본은 오병희, 음악은 김희갑 작곡가가 맡아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고, 특히 한국적인 선율을 바탕으로 한 웅장한 음악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대표 넘버인 ‘나 가거든’은 지금까지도 뮤지컬 팬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곡이며, 대중음악으로도 편곡되어 많은 가수들이 부르기도 했죠.

한국 창작 뮤지컬의 세계 진출, 그 시작
‘명성황후’의 또 다른 큰 성과는 해외 진출입니다. 1997년과 1998년, 이 작품은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에서 공연되었고, 당시 뉴욕타임즈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한국적인 정서와 보편적인 감동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 창작 뮤지컬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가 되었죠.
이후 2002년에는 일본 도쿄에서도 공연되며 아시아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았고, 현재까지도 이 작품은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 뮤지컬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왜 지금, 다시 ‘명성황후’인가?
뮤지컬 ‘명성황후’는 단지 과거를 회상하는 역사극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용기와 책임, 그리고 희생에 대해 묻는 이야기입니다. 한 여성이자 한 나라의 황후였던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와 신념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뮤지컬에 관심이 있다면, 그리고 한국 창작 뮤지컬의 힘을 느끼고 싶다면 ‘명성황후’는 꼭 한 번 경험해볼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무대에서 만나는 그 울림, 분명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