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본(Matthew Bourne)은 현대 무용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대중적인 안무가로 평가받는 영국 출신의 연출가이자 안무가입니다. 그는 고전 발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감성과 서사를 불어넣는 작업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주요작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Early Adventures (2012)
매튜 본의 초기 3~4편의 단막 무용극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공연 작품들을 묶은 프로그램으로 유머러스하면서도 감정적인 서사를 지닌 무용극입니다. 매튜 본의 정체성이 시작된 무대라 볼 수 있습니다.
구성 작품
《Early Adventures》는 시기에 따라 구성 작품이 약간 다르지만,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작품들이 포함됩니다:
- Spitfire (1988) : 남성 속옷 광고를 패러디한 유쾌한 작품. 고전 발레의 포즈를 남성 속옷 모델의 자세로 치환하여 풍자.
- The Infernal Galop (1989) : 프랑스를 바라보는 영국인의 고정관념을 풍자. 유쾌하고 과장된 무대 연출, 코믹한 안무.
- Town and Country (1991) : 영국 중산층의 삶, 향수와 위선을 동시에 그린 감성적인 작품. 유머와 감동을 오가는 구조. 동물 인형과 욕조 등의 소품 활용.
- Watch with Mother (1991) : (일부 투어에서 공연됨) 영국의 옛 어린이 TV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복고적 정서와 어두운 면모가 동시에 드러남.
Early Adventures는 고전 발레의 문법을 해체하고, 서사적이며 캐릭터 중심의 안무 스타일을 실험한 시기입니다.
발레를 익숙한 소재(속옷 광고, 시골 마을, 유년기 기억 등)로 끌어내려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이 돋보입니다.
유머와 풍자, 그리고 인간애: 초기작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감정, 사회적 위선, 성 역할 등 깊은 주제를 다루며, 웃음 속에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집니다. 매튜 본의 시그니처 스타일 형성.
2. 호두까기 인형 (Nutcracker! 1992)
고전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기발하고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현대 발레입니다. 1992년 초연 이후, 여러 차례 재공연되며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매튜 본 특유의 연극적 감각과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유머가 담겨 있어 기존의 전통 발레와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상상력의 세계를 선보입니다.
차이콥스키의 원곡은 거의 그대로 사용되며, 관객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덧입히는 데 성공합니다. 같은 음악도 새로운 맥락에서 사용되며 전혀 다른 감정과 상징을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꽃의 왈츠'는 고전적인 우아함이 아니라 경쟁과 욕망이 엇갈리는 무대로 재구성됩니다.
3. 백조의 호수 (Swan Lake 1995)
《 백조의 호수(Swan Lake) 》 는 고전 발레의 전통을 깨고 새로운 해석을 선보인 혁신적인 현대 발레입니다. 1995년 런던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전통적인 ‘백조의 호수’와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어, 발레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재해석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 무엇이 다른가?
전통적인 ‘백조의 호수’에서는 오데트(백조 공주)와 오딜(흑조)를 발레리나가 연기하며, 백조 군무도 모두 여성 무용수들로 구성됩니다. 하지만 매튜 본의 버전에서는 백조 역을 남성 무용수들이 연기합니다. 특히, 백조와 흑조 모두 남성 무용수가 1인 2역으로 맡으며, 강인하면서도 동물적인 에너지로 백조를 표현합니다.
이러한 설정 변화는 단순한 성별 반전이 아니라, 작품 전체에 심리적·정서적 깊이를 더합니다. 매튜 본은 백조를 단순히 사랑의 대상이 아닌, 자유와 억눌린 욕망, 내면의 갈등을 상징하는 존재로 재해석했습니다.
남성 무용수들이 백조를 연기하며, 기존의 로맨틱한 서사를 동성애적 긴장감과 심리극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현대적인 감성과 심리극적인 요소를 통해, 전통과 현대, 클래식과 컨템포러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발레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4. 신데렐라 (Cinderella 1997)
클래식한 신데렐라 이야기지만, 매튜 본은 2차 세계대전 런던 대공습으로 옮겨 감성적이고 어두운 러브스토리로 재창조합니다.런던 대공습 시기, 외로움에 빠진 신데렐라가 무도회에서 공군 조종사와 사랑에 빠지고 폭격 속에서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기 위한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입니다. ‘요정 대모’는 은빛 수트를 입은 중성적 존재 ‘엔젤’로 등장합니다. 낭만적이면서도 어둡고, 전쟁 속의 상실과 회복을 그린 작품으로 고전 발레보다 감성적 몰입이 강하며, 영화적 몽타주 연출이 특징입니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신데렐라》 음악 원곡 사용하였으며 클래식과 현대적 감성을 교차 편집함.
5. 카멘 (The Car Man 2000)
비제의 《카르멘》 원형이나 1960년대 미국의 가상 도시 ‘하모니’의 작은 정비소를 배경으로 한 치정극 + 스릴러로 떠돌이 정비공 루카가 마을에 오면서 벌어지는 욕망, 배신, 살인, 복수의 이야기입니다. 비제의 음악과 영화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의 서사를 결합했습니다. 기존의 ‘카르멘’과는 전혀 다른 줄거리와 캐릭터로 성적 긴장감, 남성 간의 욕망, 폭력, 심리 묘사가 강하게 표현되었습니다. 매튜 본 특유의 누아르 영화풍 무대, 드라마틱한 카메라 워크 같은 연출이 돋보입니다.
사용 음악 비제의 《카르멘》 음악이 원형이나, 로디언 맥스웰 데이비스(Rodion Shchedrin)의 편곡 버전이 주로 사용됨.
6. 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2005)
《 가위손(Edward Scissorhands)》은 팀 버튼 감독의 1990년 동명 영화(조니 뎁 주연)를 바탕으로 제작한 무언(無言)의 댄스 뮤지컬입니다. 영화의 감성과 서사를 무대 위에서 무용, 움직임, 음악, 무대 디자인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매튜 본 특유의 극적인 안무와 연극적 상상력이 빛나는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인간이 되기 위해 세상에 발을 디뎠지만, 오히려 인간들로 인해 상처받은 존재’의 이야기로, 매튜 본은 무대 위에서 가장 ‘인간적인 비인간’ 캐릭터를 극적으로 그려냅니다.
《가위손》은 발레도 아니고, 뮤지컬도 아닌, 그 경계를 허문 새로운 장르로 볼 수 있습니다. 감정의 깊이, 연출의 섬세함, 상징의 풍부함까지, 매튜 본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독보적인 세계입니다. 발레 팬은 물론, 연극이나 뮤지컬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7. 잠자는 숲속의 미녀 (Sleeping Beauty 2012)
《잠자는 숲속의 미녀(Sleeping Beauty)》는 고전 발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고딕 스타일의 다크 판타지’입니다. 2012년에 초연된 이 작품은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바탕으로 하되, 기존 디즈니식 동화의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섬뜩하면서도 아름다운 세계관을 창조해냈습니다. 고딕 판타지 요소를 가미하여, 전통적인 동화를 어둡고 성숙한 이야기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 작품에서 매튜 본은 기존의 요정 세계를 넘어, 뱀파이어, 그림자, 운명적인 어둠의 요소를 추가합니다.
어두운 그림자 군무와 환상적인 무대 효과는 마치 고딕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레오가 불사의 존재가 되는 설정은 특히 인상적이며, 사랑의 지속과 희생을 상징합니다.
1890년대 → 1911년 → 2011년 → 현대
다양한 시대 배경은 의상, 무대, 사회 분위기에 따라 각각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무대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8.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 2019)
젊은 무용수들의 에너지로 재창조된, 감금된 사회 속 청춘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로 셰익스피어 원작을 바탕으로 하지만, 권위적 감금 시설(Verona Institute) 안에서 벌어지는 청소년들의 억압과 사랑으로 재해석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시스템에 통제된 청춘들이며, 이 안에서 서로를 통해 해방과 희망을 발견합니다. 젠더 고정관념 해체 / 권위와 폭력에 대한 저항과 현대 무용과 클래식이 융합된 젊은 에너지 중심의 무대로 무용수 오디션으로 선발된 20대 젊은 무용수들이 주축이 되어 감정 몰입도가 높습니다.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음악 사용하며유명한 "Dance of the Knights" 장면도 무겁고 강렬하게 연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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